wells

띵동, 삼시세끼 먹을 채소 모종이 도착했습니다

2021-03-17

[르포] 교원 웰스팜 파주 식물공장

클린룸서 무균·무농약 모종 재배, 콜드체인 식물 직배송 시스템 구축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식물재배기 판매량 2배 껑충



교월 웰스팜 식물공장에서 무농약 채소 모종이 재배되는 모습. 사진 = 김희윤 기자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수만 개의 잎채소 싹이 LED 조명 아래 지하에서 움트고 있었다.
경기 파주 교원 물류공장 지하에 조성된 웰스팜 식물공장은 하루 5000여개의 모종을 출하한다. 2017년 교원이 첫선을 보인 식물재배기에 들어가는 채소들이다. 무균·무농약 배지에서 약 한 달간 수경 재배한 채소 모종이 준성채(수확하기 전 단계)로 자라면 품종별 적정 크기 측정 후 직립포장해 고객에게 배송되는 구조다. 모종 생산을 담당하는 곽동엽 개발생산팀 매니저는 “700평(2314㎡) 규모의 공장에서 하루 5000여 개, 월 10만 개의 모종이 생산돼 고객의 집으로 직배송된다”며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 무농약 채소를 재배해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에서 모종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물공장에서는 총 16종의 모종이 생산된다. 암세포 성장을 막는 항암쌈채부터 상추, 치커리류의 샐러드 채소와 숙면효과가 입증된 흑하랑 상추 등 종류와 기능도 다양하다. 생육시기에 맞춰 테스트 중인 허브와 특용작물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40여종에 이른다. 4개의 클린룸에서 빛과 온도, 습도와 대기질을 조절하는 통합제어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식물공장은 최대 180만 개 모종 재배가 가능한 규모를 갖췄다.


 

노지재배 대비 최대 20배 생산량↑…무균·무농약 모종 재배



코로나19는 농산물 유통 체계와 환경을 바꿔놓았다. 여기에 이상기후 확산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 사태는 질병과 재해 등의 외부 요인에 취약한 전통농업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애그테크(Ag Tech,농업+기술)는 수직농사가 가능한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웰스팜 식물공장 역시 모종이 심긴 여러 개의 판을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아 집약적으로 운영한다. 일례로 식물공장의 동일면적당 상추 재배량은 노지재배 대비 최대 20배에 달한다. 또한 웰스팜이 적용한 수경재배의 경우 상토재배보다 성장 속도가 최대 20%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곽 매니저는 “현재 운영 중인 식물공장 시설은 전체 규모의 60% 정도로 시장 확장성에 따른 생산물량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균·무농약 배지에서 재배되는 모종의 씨앗은 농우바이오, 아시아종묘, 네덜란드 기업 엔자 등 필요한 품종에 맞춰 다양한 기업에서 공급한다. 펠릿 코팅 작업을 거친 씨앗은 무균 상태로 모종의 품질을 높였다. 씨앗이 자라는 배지는 대나무가 원재료로 고온멸균을 통해 세균과 곰팡이 등 유해물질을 99% 제거한 뒤 파종에 투입된다. 흙 속 미생물 여부에 따라 생장에 영향을 받는 상토재배와 달리 무균 상태의 배지에서 자라는 모종은 안정적 생산이 용이하다는 게 웰스팜 측의 설명이다. 이렇게 한 달여간 재배한 모종은 2개월 주기로 고객에게 배송돼 월 1kg(12구 기준)의 채소를 제공한다.


웰스팜 식물공장 클린룸 전경. 무균·무농약 배지에서 약 한 갈간 수경재배한 채소 모종은 하루 5000여개가 출하된다 사진 = 김희윤 기자



 

콜드체인 직배송 시스템 구축…신선한 모종, 직접 설치까지


신선한 모종 제공을 위해 배송 시스템도 개선했다. 곽 매니저는 “당초 택배로 배송하던 모종을 전용 패키지로 직립포장 후 에어쿠션 등으로 보호장치를 더해 잎사귀 등의 손상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웰스팜 엔지니어가 직접 고객에게 배송하는 동시에 가정 내 기기점검과 필터 교체 등 체계적인 관리를 돕는다.

2017년 웰스팜 론칭 후 2019년까지 9000대에 그쳤던 식물재배기 판매 대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1만 8000대를 기록하며 2배 성장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는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이 지난해 600억원 규모에서 인공지능 기능 접목 등을 통해 2023년엔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세계 식물재배기 시장이 2022년 184억 달러(약 21조 36억원) 까지 성장한다고 분석했다.
웰스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정에서 손쉽게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재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재배 품종 다양화와 함께 렌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교육적 효과와 동시에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돕는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